강진호, 비타민하우스 사장

장승규 기자의 영업왕 열전 ⑭/

“영업 3년차에 모든 걸 알았어요”

“먼저 상대방의 눈을 정직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해요. 일단 제 눈을 따라오기 시작하면 칼자루를 쥔 거나 마찬가지지요.” 31살의 젊은 사장은 거침 없이 자신의 영업 노하우를 풀어놓았다. 강진호 비타민하우스 S&G 사장이 처음 영업을 시작한 것은 24살 때인 1999년. 그는 군대에 자원입대한 이후 다니던 학교에 복학하지 않고 곧바로 영업전선으로 뛰어들었다. “복학할 형편도 아니었고, 하루라도 빨리 사회에 발을 담가 어떻게든 성공을 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강 사장은 약국과 병원 매점을 대상으로 드링크 제품을 파는 식품 대기업의 광주지역 대리점에서 출발했다. 바로 현재의 비타민하우스의 전신이다.

지도 들고 전국 돌며 약국 개척

2000년 8월, 강 사장은 당시 대리점에서 함께 일하던 김상욱 현 비타민하우스 사장과 함께 ‘비타민하우스’ 브랜드를 내걸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막 시작된 의약분업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의약분업은 약국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왔다. 병원 처방전을 받기 위해 수많은 약국들이 병원 주변으로 몰려들었고,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졌다. 비타민하우스는 식품영양학과 출신의 상담 영양사를 채용해 약국에 건강식품 코너를 설치하면 돈이 될 거라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마침 서비스 차별화가 절실하던 약국들의 고민과도 잘 맞아떨어졌다. 광주 1호점을 시작으로 비타민하우스 가맹점은 빠른 속도로 불어났으면, 지금은 400억~5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탄탄한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현재 비타민하우스는 약국과 병원에 4천개의 가맹점을 두고 있으며 전국 백화점과 할인점에도 진출해 있다. 강 사장은 지난 2005년 1월, 서울과 경기지역을 관리하는 자회사인 비타민하우스 S&G를 맡아 독립했다.

- 엄청난 성장 속도다.
“처음부터 이 사업이 성공할 거라고 믿은 사람은 없었지요. 일단 부딪혀 본 거죠. 다행이 반응이 아주 좋았어요. 광주전남지역에서 시작했는데, 약사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면서, 제대로 조직도 못 갖추고 전국 확대에 들어갔어요. 부산 경남을 거쳐, 마침내 2001년 7월경 서울에 입성했지요.”
강 사장은 “그동안 정말 미친 듯이 살았다”고 했다. 은행에 갈 시간도 부족해 제때에 공과금을 내본 적이 없다. 식사도 잠시 틈이 날 때 분식점에서 김밥을 사 차 안에서 먹는 게 고작이었다. “초기에는 영업사원이 저와 김 사장님 둘밖에 없었어요. 함께 차를 몰고 전국을 돌았지요. 저녁이면 숙소에서 지도를 펴놓고 다음 날 공략할 지역을 찾았죠. 앞으로 해야 될일 밖에 없던,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던 때였죠.” 약국 문을 두드리면 제품이나 운영시스템보다는 회사 설명을 먼저해야 했다. 그만큼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하루 평균 30~40군데의 약국을 도는 강행군이었다. 계약목표를 채우기 위해 약국이 문을 닫는 밤 12시까지 어디든 찾아다녔다. “숙소로 돌아오면 수십 장이나 되는 명함을 정리하는 것도 큰 일이었지요. 전부다 정리하고, 기록하고, 재방문이 필요한 곳을 나눠야 했어요.”

- 언제부터 영업에 자신감이 붙었나?
“3년쯤 되니까 모든 게 보이더군요. 상대의 주머니에 얼마가 있는지, 오늘 계약할 사람인지, 한 달 후에 할 사람인지. 카드로 할 사람인지 현금으로 할 사람인지. 그래서 그 후로는 계약률이 거의 100%였어요. 약국에 들어가서 계약을 안 하고 나오면 자존심이 상할 정도였지요. 한번은 3시간 동안 그 자리에서 한번도 말이 끊기지 않고 설득한 적도 있어요.”
물론 이런 자신감이 그냥 생기는 것은 아니다. 강 사장은 “병원장이든 약사든 운영상에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기 마련”이라며 “내가 그것에 대한 해결 노하우를 갖고 있기 때문에 전혀 주눅이 들 필요가 없었다”고 했다. 강 사장은 상대방의 눈을 당당하게 마주볼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허황된 말이나 한탕주의식 접근으로는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다. “그동안 거쳐간 수백명의 영업사원을 보아왔기 때문에 고객이 오히려 한수 위지요. 진심으로 다가가 자신을 팔 수 있어야 해요. 눈만 제대로 쳐다보면 그 약사가 아무리 바쁘더라도 자신의 일을 뒤로 하고 내 말에 집중하게 되지요.”

- 스스로 생각하는 강점은?
“전에는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자세를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영업에서 너무 적극적으로 나가면 상대가 부담을 갖게 되지요. 말에 강약이 필요한 것처럼 적절한 강약조절과 수위조절이 필수적이죠. 지금은 제 자신을 긍정하는 힘, 그런 게 강점 아닐까 싶어요.”
그는 항상 주문을 외운다고 했다. ‘나는 어떤 일을 해도 될거다’. ‘나만 열심히 하면 주위에서 분명히 도움이 올 수밖에 없다’. 몇 년 전 혼자서 한 달에 1억2천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기록을 세우면서 그는 이를 또 한번 실감했다. “그때는 정말 주체할 수가 없더군요. 그저 열심히 한 것뿐인데 주위에서 전화로 막 도움을 줘요. 다른 때는 매시간 매출정산을 항상 머릿속으로 하는데, 그때는 그게 불가능할 정도였지요. 비타민 1병에 2~3만원인데, 엄청난 양을 판 거죠. 그때 ‘꾸준히 노력하기만 하면 되겠구나’ 하고 다시 한번 느꼈죠.”
그는 영업만큼 보람 있는 일은 없다고 믿고 있다. 고객 한 명 한 명한테 나중에 연락이 올 때, 거래처라는 관계를 떠나 일상생활에서 오는 다뜻한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때를 특히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에게 고객은 형님이나 동생, 누나이면서, 아버지나 엄마 같은 존재다. 강 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고객으로 회사 근처에 있는 한 약국을 꼽았다. “서울에 처음 입성해 김 사장님과 둘이 바로 이 근처에서 합숙생활을 했어요. 그냥 드링크류를 마시러 가곤 했는데, 비타민하우스를 잘 알고 계시더군요. 물론 고객 소개도 많이 해주셨지만, 항상 밝게 웃고 함께 기뻐해주시는 모습이 좋아요. 아마 이 동네에서 가장 먼저 문을 열고, 가장 늦게 문을 닫으시는 것 같아요.”

영업 현장 떠난 지금이 오히려 슬럼프

강 사장은 그동안 영업을 하면서 슬럼프를 겪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오히려 사장이 된 지금이 슬럼프라며 웃었다. 그만큼 그가 책임져야 할 사람이 들어났기 때문이다. 강 사장은 요즘 온라인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있다. “일반 병원과 약국의 환자 수가 굉장히 많이 줄어드는 상황이지요. 경쟁이 치열해져 조금만 잘된다 싶으면 거침 없이 옆으로 치고 들어와요. 작은 동네에도 약국이 5~6군데 있는 게 보통이죠. 이제는 오프라인에서 동네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한계가 왔다고 봐요.” 강 사장은 지난 2월부터 약국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쇼핑몰 개설 영업을 추진하고 있다. 약사들이 온라인상에서 직접 1대1 상담을 해주면서, 건강기능식품을 함께 판매하는 형태다. 두 달밖에 안 됐지만 이미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강 사장은 “벌써 전체 매출의 절반은 온라인이 차지하고 있다”고 했다. 비타민하우스 특유의 추진력과 스피드가 또 한번 발휘되고 있는 것이다.
장승규 기자 skjang@economy21.co.kr

강 사장의 영업 비법

강 사장은 사람을 판단하는 자신만의 노하우를 갖고 있다. 가장 먼저 보는 것은 상대의 외모다. 옷차림이나 머리 스타일 등 인상착의를 보면 어느 정도 상대를 가늠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다음은 대화에서 많을 걸 얻을 수 있다. 강 사장은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과 나중에 대화를 하면서 파악해낸 걸 비교해보면 대부분 어긋나는 경우가 별로 없다”고 했다. 그만큼 외모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강 사장이 직원들에게도 항상 깔끔한 옷차림을 강조하는 것도 이때문이다. 또한 강 사장은 가능하면 심리학 책을 자주 보려고 노력한다. 사람의 성향을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혼자 상대의 심리를 마음속으로 그려보면 큰 도움이 된다고 했다. “이렇게 외모와 대화를 통해 파악한 정보를 종합하면 대부분 어떤 사람인지 거의 정확하게 알 수 있어요. 바로 그 자리에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지, 아니면 굉장히 소심하고 아끼는 유형의 사람인지. 후자의 경우라면 절대 그날 계약을 못하죠. 생각을 오래 해보고 나서야 결정을 하기 때문이죠.” 강 사장은 좀더 여유가 생기면 대학 공부를 다시 시작해보고 싶다고 했다. “졸업장보다는 내가 얼마만큼 아느냐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대학에 가서 심리학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도 있어요.”

by 꿀단지곰팅 | 2008/08/08 11:34 | Sales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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